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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6 00:00

어디, 이런 사람 한 번 찾아 봅시다

6.2 지방선거가 절정입니다.
통합 창원시의 미래는 이번 선거에서 선택받는 공직자들에 의해 크게 좌우됩니다.
그만큼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아래 도시의 시민 소득이 위 도시민 소득의 1/3밖에 안된다면 믿겠습니까?>

60년대 이후 급격히 진행된 인구 도시집중현상은 도시의 양적 팽창이라는 물리적 변화와 함께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도시시설 사이에 해결하기 어려운 수많은 문제를 유발시켰습니다.
도시의 규모가 비대해진 대도시일수록 문제의 정도는 더 많고 더 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도시를 이끌어갈 공직자의 도시인식과 도시에 대한 철학은 다른 어떤 덕목보다 우선 검증되어야할 조건일 수 있습니다.
공직자의 도시철학은 그 도시의 경제 발전과 문화 품격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당장에 시민생활의 질과도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브라질 쿠리티바의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을 통해 세계적으로 검증된바 있습니다. 

도시문제 접근방법에는 두 가지의 큰 흐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도시의 물리적 환경을 양적인 측면에서 공급 조절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도시의 구조적인 문제와 시민의 생활방식 등을 조정하여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믿는 문화주의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택할 때,
기술주의자는 도로를 넓히거나 지하터널을 뚫고, 문화주의자는 대중교통과 자전거도로의 질을 높이거나 출퇴근 방향을 분산시키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간단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의 대부분 도시정책이 기술주의적 방법에 치우쳐 있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기술주의자들이 말하는 개발과 성장이 문화주의자의 주장보다 위세 당당하고 발전적인 것 같지만 우리의 도시사정을 찬찬히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국에 걸쳐 진행된 '개발을 통한 성장정책'에서 얻은 것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폐해도 적지 않았습니다.
개발이란 이름아래 뒤엉킨 도시는, 사람이 있어야 될 자리를 자동차가 차지했고 자동차가 있어야 될 자리는 건물이 서버렸습니다. 한가롭고 넉넉했던 농촌벌판 그 수평의 한 가운데마저 어느 날 괴기한 아파트가 우뚝 서고 말았습니다.
대다수의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역량과 특수성을 외면한 채 미래 발전계획 모델로서 '인구를 늘이고 공단을 조성하여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등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개발전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마산의 경우,
무학산과 합포만이라는 천혜의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환경이 척박한 까닭도 기술주의만 신봉한 도시행정의 탓이 큽니다.

지금은 도시의 외형적 성장보다 생활의 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시대입니다. 배가 고팠던 시절에는 음식의 양을 중시했지만 지금은 양보다 맛과 영양을 찾는 현상과 같은 원리입니다.

주민을 위한다는 행정이 오히려 주민을 소외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개발을 했지만 생활환경이 점점 척박해지는 지긋지긋한 도시정책들은 이제 정말 끝내야 합니다.
‘무엇이 공동체를 위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사람 중심의 도시는 이런 것이다’라고 답할 수 있는 지도력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현재의 도시수준에서 실현할 수 있고 변화할 미래의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단순하고 유연하면서 비용도 적게 드는 도시정책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통합시 출발과 함께하는 선거라 더욱 그렇습니다.

개발보다 생활의 질을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

도시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사람,
차의 길보다 사람의 길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어디, 이런 사람 한 번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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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윤기 2010.05.26 09: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을 보니...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과 소득은 상관이 없는 일이네요.

    늘, 좀 더 부자가 되면 좋은 도시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던데..

    거짓이었군요.

    유념해야겠습니다.

    • 허정도 2010.05.27 17:38 신고 address edit & del

      경제수준이 도시수준과 전혀 관계 없지는 않겠죠.
      하지만 소득이 낮다고 해서 도시환경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단은 삼가야합니다.

  2. 푸른옷소매 2010.05.27 13: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강 옆의 잔디밭에서 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도시를 잠깐 그려 보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도시도 가능할까요?

    • 허정도 2010.05.27 17:41 신고 address edit & del

      마산이야 잔잔한 합포만이 있으니 얼마든지 가능한 일 아닐까요?
      문제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봅니다.

2010.04.15 09:29

교통문제, 생각을 바꾸어야


1950년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말라리아가 보르네오의 다약(Dayak) 마을을 휩쓸었습니다.
구제에 나선 세계보건기구(WHO)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해결책 하나를 찾았습니다.
DDT를 살포해 모기를 전부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DDT를 뿌리자 즉각 다약마을에 모기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겁니다.
DDT가 지붕 이엉을 먹어치우던 쐐기벌레의 천적 '작은 기생 말벌'까지 죽였기 때문입니다.
당황한 정부는 다약마을의 주택을 전부 얇은 금속판 지붕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문제 몇 가지가 더 발생했습니다.
다약마을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인데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때문에 주민들이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DDT에 노출되었던 딱정벌레를 잡아먹은 고양이들이 떼지어 죽었습니다.
고양이가 줄어들자 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WHO는 쥐 때문에 생길 전염병이 걱정되어  고양이 14,000마리를 급히 보르네오에 투입하였습니다.

우리의 도시는 어떻습니까?




광로는 더 많은 자동차를 불러왔습니다.
하천 직강화 사업은 홍수를 불러왔습니다.
재개발 사업은 또 다른 도시문제를 불러 왔습니다.

과거에는 해결책으로 사용되었던 방법들이 부메랑이 되어 오늘의 도시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도시교통문제이런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교통은 도시문제의 핵심입니다.
살기 좋고 품격있는 도시로 가기 위한 큰 열쇠하나가 교통에 달려있습니다.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만 먼저해야할 것이 있습니다.생각을 바꾸는 일입니다.
고정관념에서 탈출하는 일입니다.

도로가 막히면 도로폭을 넓히고,
차댈 곳이 모자라면 더 큰 주차장을 확보하는,
WHO의 단순한 생각이 빚은 오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로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복잡한 도로의 수용능력을 키운다고 해서 차량의 흐름이 빨라지거나 개선되지 않습니다.
도시교통문제의 본질을 직시해야 합니다.

실패 사례도 여기저기 많습니다.
한강 위에 다리가 수도 없이 놓였지만 서울의 교통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것은 마치 허리띠를 늦춘다고 비만이 해결되지 않고, 콧구멍을 넓힌다고 코 막힘이 치료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해결은 치료를 통해서만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고급화 대중화시켜 자동차의 이용률을 줄이는 정책은 곳곳에서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시 내의 자동차 통행량을 줄여서 에너지의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경도 보전하는 도시들입니다.

우리의 대중교통인 시내버스 사정은 어떻습니까?
누구나 타고 싶을만큼 편리합니까?

혹시,,,,
비오는 날 짐을 들고 시내버스를 타본 적이 있습니까?

든 손으로 우산 접고 버스계단 올라가서 짐 놓고 차비내고 다시 짐 옮겨야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손이 다섯 개가 있어도 모자랄 지경인데 둘 밖이니 버스 타지 말란 말에 다름 아닙니다.

언젠가 쿠리티바를 여행할 때,
버스가 편리하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었던 터라 직접 체험해 보았습니다.

거리가 4-5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에 A지점과 B지점을 정해 놓고 대중교통인 버스도 타보고 택시도 타보았습니다.

내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비용은 택시가 몇 배 비쌌지만 속도는 버스가 빨랐습니다.
볼보에서 특수제작한 꾸리찌바의 시내버스는 깨끗했고 안락했습니다.
고위 공직자도, 연구소의 박사도, 의사도, 대부분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가용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상시에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도시에서는 육상교통체계의 우선순위를
‘보행자 - 자전거 - 대중교통(시내버스) - 택시 - 자가용’ 순으로 둡니다.
이대로 따라 하기에는 우리네의 특수한 사정이 있지만 교통정책의 지향점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그들의 교통행정에는,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이, 동력차량보다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우선권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녹아있습니다.
그 신념이 질 높은 대중교통과 녹색교통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민 일인당 도로연장은 2미터 조금 넘습니다.
일본의 1/4, 미국의1/10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연간 일인당 자동차 주행거리는 23,000킬로미터로 일본의 2배가 넘고 땅이 넓은 미국보다도 많습니다.
우리는 이동수단 대부분을 자가용자동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출퇴근은 물론 주말, 휴가철, 명절 귀성 때, 어디라도 움직이기만 하면 자동차를 탑니다.
도로정체로 한 두시간 길 위에서 보내는 것 조차 예사롭게 생각하면서 자동차를 탑니다.

생활습관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자동차를 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사회시스템 탓 아닌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통합창원시의 출범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세 도시 제각각 안고 있던 문제들과 통합으로 생기는 새로운 문제까지,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해결해야될 도시문제들이 출범하자마자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교통문제도 그 중 하나이겠지요.

교통량은 도시구조가 좌우합니다.
토지용도의 지나친 구분이 도시를 점점 자동차에 지배 당하게 합니다.
따라서 토지이용과 교통계획은 통합적으로 계획되어야 합니다.
구조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차량사용제한과 교통영향평가 등의 언발에 오줌누는 대책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보유비율은 우리나라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주거지에서 자동차 구경하기가 쉽지 않고, 도로의 자동차도 우리만큼 많이 밀리지 않습니다.
교통에 관한 모든 시스템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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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상완 2010.04.16 12: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가 지방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실천하는가도 중요하겠지만 시민들의 사고전환도 필요하겠군요

    • 허정도 2010.04.16 15:10 신고 address edit & del

      좋은 말씀입니다.
      가까운 거리도 걷기를 싫어하고, 모든 이동을 개인승용차에 의지하면 어떤 도시정책도 교통란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2. 핑키 2010.05.14 00: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숙제 때문에 교통 문제 사진 퍼갑니다.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3. k.t.b 2010.08.27 14: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서울엔 주차난도 심하니 도심 지하도로를 만들고 그 옆으론 주차장을 만들면 서울 도심교통문제끝!

  4. 유니 2011.01.25 19: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맙습니다.. 덕분에 선생님께 칭찬받았어요.

    • 허정도 2011.01.26 10:26 신고 address edit & del

      다행이네요. 방문 감사합니다.

2009.12.02 01:00

대박가능성인가? 지속가능성인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상상력의 부족 뿐이다’ 며 기염을 토했던 셰이크 모하메드 총리의 두바이가 휘청거린다.
‘세계 최대 인공 섬’ ‘사막 위의 기적’ ‘세계 8대 불가사의’ 라는 수식어로 세계인들의 발길을 모았던 도시였다.

이 21세기 최고의 도시에 세 얻을 사람이 없어서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임대 중(Now Leasing)’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는 보도가 나오자 세계가 경악했다.
그 뿐 아니다.
도심의 밤 풍경이 황량하다고, 다섯 채 중 세 채는 불이 꺼졌다고 전했다.
우리 돈으로 75억 짜리 호화 아파트가 45억에도 팔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급기야 채무상환을 6개월 간 유예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면서, 제2의 금융위기가 두바이에서 시작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보도까지 나왔다.

돌이켜 보자.
두바이는 이미 작년 세계금융위기 때 가장 크게 가장 먼저 휘청거렸다.
부동산 가격이 형편없이 떨어졌고 각종 개발 프로젝트들이 그 때부터 멈칫멈칫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있는 게 돈 뿐인 것처럼 보였던 두바이는 과연 무사할까?
굴삭기와 불도저로 사막에서 뉴욕을 건설하려했던 셰이크 모하메드 총리의 꿈은 결국 꿈으로 끝나는 것일까?
그는 선왕의 승계자였고 엘리트였고 국제자본에 영향력을 가진 세계적인 갑부였다. 거대개발회사 소유주이기도 하다.
의회도 없고 선출직 공직자도 없는 UAE에서 셰이크 총리는 오직 자본의 힘만으로 자신의 야망을 세상에 드러내려 두바이를 그렸다.

셰이크 총리가 꿈꾸는 두바이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자본과 노동력이 끊임없이 유입되어야 한다.
공급이 끊어지면 도시는 정지되고, 정지되면 내려앉는 태생적인 구조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 일구어낸 두바이의 성공은, 초대형 부동산 프로젝트에 외부 자본을 투자시켜 개발이익을 뽑아내고 이를 다시 새 프로젝트에 쏟아 붓는 식으로 덩치를 키워가며 이루어낸 것이다.
규모는 작지만 IMF사태 이전 한국의 아파트건설업자가 기업을 키워나가던 시스템과 닮은 게 많다.
투자가 중지되니 곧 종말이 찾아 온 것이다.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대박도시 두바이>

‘꿈의 도시, 상상력이 만든 도시, 21세기 오아시스’ 라는 찬사를 받았던 두바이였지만 이미 이 도시의 몰락을 예견한 이도 있었다.
대표적인 이가 도시전문가 김진애 씨다.
도시적 관점이라 경제문제와는 출발이 다르지만 이 도시를 바라보는 그의 주장에는 귀를 기우릴만 하다.

그는 두바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야자수 뿌리에서 찾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가로수인 야자수 뿌리가 박힌 모래 속에 거미줄 같이 설치된 수도관작업을 하는 한 인부를 보면서 이 도시가 과연 먼 미래까지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두바이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와 자원이 소비되는 현실을 직시하며 던졌던 질문이었다.

이 질문 속에 '사막의 뉴욕' 두바이문제의 핵심이 들어 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건물들이 많다.
‘7성급호텔, 162층 세계최고의 마천루, 인공 섬 팜 아일랜드’
두바이가 자랑하는 기적 같은 성과들이 많지만 그것은 껍데기거나 포장지에 불과했다.
이 도시의 본질은 야자수뿌리가 박힌 모래 속에 있었다.

언론의 두바이사태 보도를 접하며 생각했다.
왜 우리는 두바이를 그토록 찬양했을까?
그 많은 정치가와 행정가, 기업가, 설교자들이 앞다투어 두바이를 찬양했다.
꿈을 가진 인간이 성공한다고, 두바이를 보라고, 두바이를 닮자고, 셰이크에게 배우자고. . . . .
왜 우리는 두바이를 그토록 찬양했을까?
개발, 성장, 건설, 지난 세월 이 나라를 끌어온 이 단어들에 대한 신앙 때문 아니었을까.
마치 주술과 같은 이 단어들에 대한 긍정과 확신이 우리 의식 속에 고착된 결과 아니었을까?

<오래 꿈꾸어 왔던 이상도시 쿠리티바>

쿠리티바 역시 두바이처럼 ‘꿈의 도시’란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도시’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어 왔던 이상적인 도시’라는 의미에서 얻은 애칭이 ‘꿈의 도시’였다.

그들은 도시개발의 중심에 ‘사람’을 두었다.
물적 존재인 도시구조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시민들이 ‘존경받으며 살고 있다’는 마음이 들도록 노력했고 실제로 이루어 냈다.





쿠리티바 도시개발의 대표적 골격은 세 가지였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시스템 강화 / 검소함과 저비용 세 가지에 힘을 모았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저소득층의 소득증대와 환경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 유명한 사례다.

대중교통 시스템 강화는 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쿠리티바에서 배워 도입한 ‘시내버스 중앙차선제’가 유명하다. 맥주 캔을 연상시키는 원통형 버스정류장과 굴절버스도 쿠리티바의 대표적 브랜드이다.

검소함과 저비용은 재활용한 건물과 저비용으로 처리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각로를 짓기 전에 쓰레기를 줄였고, 토목사업과 조경공사에 투자하는 대신 도시 곳곳에 습지호수와 자연도랑을 만들어 홍수를 방지함과 동시에 시민들이 즐겨 찾는 녹지도 얻었다.

이런 노력을 인정, 세계는 이 도시를 ‘가장 현명한 도시’ ‘가장 존경받는 시민’ 이라고 이름 붙여주었다.


 

             <셰이크 모하메드 총리>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


<대박인가, 지속인가>

역사 속에 두바이와 비슷한 꿈을 꾼 곳은 이미 있었다.
바벨탑을 쌓았던 바벨로니아와 지금은 고비와 타클라마칸의 모래에 덮혀 버린 5세기 고대국가 누란(楼蘭, Loulan)이 그렇다.

어떤 도시를 택할까?
두바이도 모델이 되고 쿠리티바도 모델이 된다.
모든 도시가 그렇듯 두 도시도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
하지만 물어야 할 것이 있다, 당신들의 개발이 지속 가능한지.
우리가 지구의 마지막 손님이 아니기 때문에 묻는 질문이다.

쿠리티바의 레르네르 시장은 ‘시민의 도시’를 꿈꾸었고, 두바이의 셰이크 총리는 ‘달러의 도시’를 꿈꾸었다.
쿠리티바 사람들은 ‘존경받는 시민’이란 존칭을 얻었고, 두바이 사람들은 ‘소외받는 시민’인 듯 아무도 관심 받지 못한다. 그 곳에는 오직 셰이크 총리만 있을 뿐이다.

쿠리티바의 지속가능성인가?
두바이의 대박가능성인가?
우리의 도시는 무슨 가능성을 꿈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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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세호 2009.12.02 01: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도시공학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봤었던 그런 좋은 주제네요

    • 허정도 2009.12.02 09:08 신고 address edit & del

      방문 갑사합니다.
      도시공학 공부하신다니 자주 놀러 오십시오.

  2. 삼식 2009.12.02 07: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감합니다.
    최근 국회에서 날리는(?) 김진애씨가
    그렇게 예견했다는 것도 놀랍고요,
    두 도시의 미래상을 비교해볼때
    많은 사람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겠죠!

    • 허정도 2009.12.02 09:09 신고 address edit & del

      방문 감사!!

  3. 파비 2009.12.02 08: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생각이 많은, 많이 하게 하는 좋은 글입니다. 그러고 보니 삼성이 두바이에 짓고 있다던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이 말하자면, 바벨탑이 될 수도 있겠군요.

    • 허정도 2009.12.02 09:10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쎄 말입니다.
      걱정입니다.

  4. 이윤기 2009.12.02 09: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국에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운동을 함께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이는 모임이 있습니다.

    작년, 재작년 무렵에 활동가들이 모여서...외국 사례 견학 의논을 하면서 우리도 두바이 한 번 가봐야하는거 아니야? 하는 농담을 주고 받은 적이 있습니다.

    온통 두바이를 배우자고 외치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박가능성이 쪽박 가능성으로 바뀌었나 봅니다.

    혹시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지금이 두바이에 가서 부동산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좋은 글 읽었습니다.

    • 허정도 2009.12.02 09:11 신고 address edit & del

      대박가능성이 쪽박가능성이라....
      셰이크 총리는 몰라도 두바이 132만 시민들은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할텐데... 싶네요.

  5. 수원사람 2009.12.03 00: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생각이 깊어지는 글이군요....
    항상 개발의 입장에 있는 나에게 지속의 입장으로 시각을 넓혀준 글었습니다.
    마산이 좁아 떠났는데 ... 가끔 그곳이 그리워 집니다.
    글이 나오면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 허정도 2009.12.03 10:35 신고 address edit & del

      방문 감사합니다.
      마산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마산이 인근 도시 창원 진해와 통합될지 모르겠습니다.
      통합이 좋을지 나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내가 나고 자란 마산이 다른 도시로 바뀐다니 찹찹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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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기합, 주먹자랑, 몸단련 중학교시절에도 조금은 의식되었지만 신경을 곤두세울 정도는 아니었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그 문제들은 신경의 상당부분을 자극하여 행동거지의 상당부분을 조종하고 지배할 정도로까지 작용했다. 소위 ..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선유도' 02

지난주에 이어 녹색 기둥의 정원 에서부터 선유도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녹색 기둥의 정원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 기둥만을 남겨 만들어진 이 정원은, 선유도 이야기관 의 설명에 의하면 ‘휴식과 ..

기억을 찾아가다 - 21

21. 동(洞) 대항 줄다리기대회 ‘마산시 동 대항 줄다리기대회’가 시작된 건 초등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내가 몇번 구경한 건 중학교 때였다. 대회 장소는 주로 무학초등학교였다. 마산의 30여 동이 토너먼트로 겨루어 하루에 ..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선유도' 01

서울 한강변의 대표적 공원 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곳 중에 선유도가 빠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원래 거기에 그렇게 있었던 장소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선유도 공원이 ..

기억을 찾아가다 - 20

20. 아이스케키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도 있었지만 수요가 많지는 않았었다. 학교 앞이나 시장 입구 등에 리어카를 세워놓고 수제로 만들어 파는 정도였다. 소금 뿌린 얼음 통을 손으로 돌려 냉각시킨 아이스크림은 즉석에서 고깔과자 ..

안상수 시장은 철거민의 눈물 닦아주시라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나는 한 언론사의 취재에 동행해 재개발로 철거 중인 마산 회원동 일대를 다녔다. 내가 태어난 곳이고 서른까지 산 곳이었다. 지금도 매일 두 번씩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날 나는 몰상식과 몰염치의 밑..

기억을 찾아가다 - 19

19. 영화, 만화, 잡지 초등학교 6학년 때 단체로 시민극장에 ‘성웅 이순신’을 보러 갔다가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활동사진이 아니고 정지된 그림(슬라이드)이었기 때문이다. 중1때 문화동 쯤에 있었던 제일극장에서 본 애정(哀..

공간의 재탄생 - 재생 건축 intro.

세 달 가까이 이어져 왔던 '건축의 외형' 에 이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방치되고 버림받게 된 건축에 새 삶을 불어넣는 '재생 건축' (regenerative architecture) 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 나가볼까 합니..

기억을 찾아가다 - 18

18. 바냇들, 부림시장 정전 다음해 진학한 마산서중(전쟁 중인 1951년 9월 1일 6년제 마산공립중학교가 3년제 마산고와 마산서중으로 분리되었다. 마산서중이 현재의 마산중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것은 1955년 5월 7일이었다..

기억을 찾아가다 - 17

17. 공놀이, 헌병사령부 축구팀 우리 어릴 때 겨울 빈 밭에서 새끼로 동여맨 짚 뭉치를 차고 놀던 기억이 있고, 간혹 있은 잔칫집에서 나온 돼지 오줌보에 물을 넣어 차고 놀던 일도 어렴풋이 기억의 한 자락에 남아 있다. 형들..

기억을 찾아가다 - 16

16. 광복절 행사와 우리들의 영웅 초등학교 때도 광복절 기념 체육대회가 있었지만 참여 정도가 미미해서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중학생이 되어 응원군으로 참여하면서 운동경기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러면서 선수들의 면면이..